돌아가는삼각지

새벽안개

얼빵한 푼수 2006. 9. 3. 22:27

        새벽 안개 炫珉/金周鉉 잠들지 못하고 지새운 밤 지나면 미명을 더욱 더디게 하는 안개 자욱한 새벽이 기다린다 창문 밖으로 스산한 가을 바람이 울고 졸린 듯 희미한 가로등은 짙은 안개에 묻혀 빛을 잃고 있다 밤이 새도록 고뇌하며 거듭한 인생 설계는 아침이 오면 안개 스러지듯 허무한 꿈 오늘은 내가 그토록 꿈꾸던 내일이 아니던가 세월의 중턱을 휴식도 없이 오르고 있지만 아직 정상은 아득하기만 하고 마른 헛기침과 가쁜 숨이 턱까지 차고 오른다 새벽 안개가 짙으면 하늘은 더 맑게 개이고 햇볕은 더 뜨거운 법 안개 자욱한 내 삶의 아침은 아직 찬란한 일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몇 번이고 자위하며 눈을 뜨고 싶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