새벽 안개
炫珉/金周鉉
잠들지 못하고 지새운 밤 지나면
미명을 더욱 더디게 하는
안개 자욱한 새벽이 기다린다
창문 밖으로 스산한 가을 바람이 울고
졸린 듯 희미한 가로등은
짙은 안개에 묻혀 빛을 잃고 있다
밤이 새도록 고뇌하며 거듭한 인생 설계는
아침이 오면 안개 스러지듯 허무한 꿈
오늘은 내가 그토록 꿈꾸던 내일이 아니던가
세월의 중턱을 휴식도 없이 오르고 있지만
아직 정상은 아득하기만 하고
마른 헛기침과 가쁜 숨이 턱까지 차고 오른다
새벽 안개가 짙으면
하늘은 더 맑게 개이고 햇볕은 더 뜨거운 법
안개 자욱한 내 삶의 아침은
아직 찬란한 일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
몇 번이고 자위하며 눈을 뜨고 싶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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